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키보드와 마우스를 쥐고만 살아왔더니,
펜을 들고 손글씨를 쓰는 것도 어색한 삶이었습니다. (여전히 악필이기도 하고요)
그래서 이것저것 취미생활을 찾다가
처음 그림을 그리러 왔던 일요일 오후의 첫 시간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보냈던 것 같습니다.
‘내가 잘 그릴 수 있을까?’ 그런 저에게 쌤이 해 주었던 “이거 학교 다닐 때 수행평가 하는 거 아니에요!
돈을 내고 취미생활 하러 왔으면 즐겁게 그려야죠!” 이 말도 사실 한 귀로 들어와 뇌 속에 해마체 어딘가에 대충 들어가 있었던 것 같네요.
그런데 그냥 쌤이 알려주는 데로 연필로 밑그림을 따고 다시 펜으로 한 땀 한 땀 따고
어설프지만 스타일링도 알려주는 데로 쓱쓱 펜을 놀리다가 완성한 딸기 그림을 보면서
‘잘’은 아니더라도 “나도 그릴 수 있구나!”라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.
그 후로 그림 그리는 게 약 1년 가까이 이어져서, 제 취미생활의 한 조각으로 착 달라붙었네요.
이제는 ‘꼭 잘 그려야 하나? 그리는 시간이 즐겁고, 그려놓은 내 그림을 보고 내가 뿌듯하면 되는 거지!’라는
생각이 머리에 자리 잡고 나니, 해마체 한편에 묵혀있던 쌤의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.
“취미생활 하러 왔으면 즐겁게 그려야죠!”
“그때 내가 넌 안될 거랬지 내가 뭐랬어, 특히 가까운 자를 조심해 의심은 거기 있어”
넉살 – 필라멘트 (Feat. BSK A.K.K 김범수)
우리가 항상 새로운 일을 눈앞에 두었을 때 ‘안될 거야’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
다른 누구도 아닌 나와 가장 가까운 나 자신이라는 노랫말을 참 좋아해서, 자주 듣던 노래인데
가끔 노래를 들으며 ‘적어도 나는 나를 의심하지 않고 언제나 도전적으로 살아야지’라고 생각했음에도
‘내가 잘 그릴 수 있을까?’ 의심하고 망설이다가
이 즐거운 그리기 생활을 너무 늦게 시작했음이 아쉬워 이렇게 남깁니다.
여기까지 오셔서 이 후기를 읽고 계신 분이라면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 분이겠죠?
그런데 아직 ‘내가 잘 그릴 수 있을까?’ 스스로 의심하고 계신다면, 그래서 등록을 망설이고 계신다면!
의심의 방에서 나올 때 세상이 바뀐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.
제 싸구려 후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의심을 버리고 함께해요^^
감사합니다.